
[편집자 주]
메마른 일상에 따뜻한 '시(詩)그널'을 켭니다. 행간에 담긴 마음의 떨림 속에서 바쁜 일상에 잊히기 쉬운 '인권과 존엄'의 가치를 발견합니다. 인권온에어가 전하는 詩 한 편이 당신의 오늘에 다정한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잠깐의 유혹이 남긴 노란색 경고장
3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제복을 입고 수많은 현장을 지키며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잠깐'입니다. "진짜 잠깐 세워뒀어요", "잠깐 들어갔다 나온 사이에 이렇게 됐네요." 누구나 한 번쯤 나의 작은 편의를 위해 스스로에게 허락해 본 달콤하고도 짧은 유혹일 것입니다.
주차 금지 구역인 줄 알면서도 슬쩍 차를 세웠다가 마주하게 된 당황스러운 결말을 아주 유쾌하고 솔직하게 담아낸 시가 있습니다. '아차' 하는 순간의 멋쩍은 웃음 속으로 함께 들어가 봅니다.
딱지
주차 금지 알면서도
잠깐 세웠다가
딱 걸렸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건
역시
이 '잠깐'이었다.
_남궁정원
시를 읽자마자 피식하고 헛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원망이나 억울함 대신, 자신의 얄팍했던 핑계를 시원하게 인정해 버리는 시인의 쿨한 태도가 오히려 정겹기까지 합니다. "가장 짧은 건 역시 이 '잠깐'이었다"는 시구는 변명의 여지 없는 명쾌한 진리 그 자체입니다. 나의 편안함을 위해 타인과 사회의 약속을 슬쩍 눈감았던 시간은 늘 쏜살같이 지나가고, 그 대가는 어김없이 노란 딱지가 되어 돌아오곤 하니까요.
우리가 지켜야 할 인권과 존엄의 가치라는 것도 사실 이 '잠깐'을 참아내는 일상적인 배려에서 출발합니다. 내가 잠깐 편하자고 막아선 골목길이 누군가에게는 휠체어가 지나가지 못하는 거대한 장벽이 될 수 있고,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아찔한 흉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나의 작은 이기심을 통제하고 타인의 보이지 않는 권리를 존중하는 선진 문화는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바로 이 귀여운 '딱지' 한 장이 주는 뼈아픈 성찰에서 시작됩니다.
혹시 오늘 하루, 바쁘다는 핑계로 '잠깐'의 유혹에 흔들리지는 않으셨나요? 남궁정원 시인의 유쾌한 고백을 거울삼아, 나의 편의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는 않는지 돌아보는 다정한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실수 앞에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여유야말로 우리 삶을 더욱 단단하게 지켜주는 진짜 방패일 것입니다.
시인 소개

남궁정원 시인은 일상의 사소한 풍경을 놓치지 않고 다정한 시선으로 포착해 내는 예민하고 따뜻한 관찰자입니다. 국제평생교육연구협회와 한국감성캘리그라피협회의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붓끝으로 감성을 그려내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는 그는, 개인시집 '그대를 닮은 봄', '참 좋다' 등 다수의 시집을 통해 독자들과 깊이 교감해 왔습니다. 제1회, 제2회 경찰디카시 공모전 입상이라는 특별한 발자취를 남기기도 한 그는, 현재 한국감성시협회의 기획본부장으로서 유쾌한 웃음과 묵직한 깨달음을 전하며 우리 곁에 따뜻한 문학의 온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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