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예방과 '형평성'의 시장 리스크

연구 결과가 보여준 정보의 공백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

기업과 지방교육청의 전략적 과제: 형평성 보고 기준 도입

투자자 시사점과 교육 안전(에듀세이프티) 생태계 재편 방향

연구 결과가 보여준 정보의 공백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

 

2026년 1월 28일 BMC Public Health에 게재된 체계적 검토는 학교 기반 폭력 예방 개입의 실효성과 형평성 문제를 명확히 드러냈다. 연구팀은 Medline, Cochrane Library, Embase, Global Health, PsycINFO, Web of Science 등 6개 학술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학교 기반 폭력 예방 개입 관련 체계적 검토 29편을 분석했다. 그 결론은 명료했다.

 

"대부분의 학교 기반 폭력 예방 개입 무작위 대조 시험(RCTs)은 하위 집단별 효과를 보고하지 않아 건강 형평성 증진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한 문장은 교육 안전 관련 프로그램을 공급하거나 투자하는 기업, 지방정부 예산 운용자, 사회적 가치 평가를 담당하는 투자자 모두에게 즉각적인 의미를 던진다. 이 체계적 검토는 학교 폭력 예방 개입의 설계·전달·영향 측면에서 "형평성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아울러 제시했다. 문제의 윤곽은 분명하다.

 

학교폭력 예방 시장은 프로그램 설계자, 교육청, 학교, 민간 공급자(에듀테크·비영리·컨설팅 업체), 그리고 자금 제공자(정부·지방교육청·기업 사회공헌·임팩트 투자자)로 얽힌 생태계다. 이 시장에서 공급자가 산출물의 총효과만을 제시하고 하위 집단, 즉 소수 집단 학생이나 폭력 위험이 높은 학생에 대한 성과를 보고하지 않으면, 생태계 전반의 형평성 목표 달성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연구는 이러한 정보 공백이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 달성에 제약을 가한다고 지적했다. Journal of School Violence 역시 학교 폭력과 피해에 대한 다학제적 경험 연구를 지속적으로 게재해 왔으며, 자살 예방, 인간 공학, 상해 예방, 사회 심리학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루며 문제의 복합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쌓아 왔다. 첫 번째 근거는 증거의 보고 구조 자체에 있다.

 

연구팀이 분석한 29편의 체계적 검토는 무작위 대조 시험(RCTs)을 포함해 다양한 설계의 개입을 포괄했으나, 대부분은 결과를 전체 집단 수준에서만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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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가 전체 평균 효과(예: 공격성 감소율, 피해자 수 감소)를 전면에 내세우면 산출의 불균형을 가릴 위험이 커진다. 그 결과 학교 현장에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자원 배분이 약화된다. 지방교육청은 예산을 배정할 때 소수집단에 대한 추가 개입이 필요한지 판단하기 어렵고, 기업 역시 프로그램 성과를 평가해 소외 계층을 겨냥한 제품·서비스 개선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워진다.

 

 

기업과 지방교육청의 전략적 과제: 형평성 보고 기준 도입

 

두 번째 근거는 시장 신뢰와 계약 조건의 취약성이다. 교육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기업과 비영리조직은 공공 조달이나 지방교육청과의 계약에서 성과 기반 보상(performance-based contracting)을 주장한다.

 

그러나 하위 집단별 효과를 보고하지 않으면 성과 기준 자체가 불완전해지며, 이는 곧 계약 리스크로 연결된다. 어떤 프로그램이 전체적으로는 폭력 감소 효과를 보였더라도 소수 계층에서 효과가 미미하거나 역효과가 발생했다면, 계약 당사자는 법적·평판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는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투명한 성과 지표의 부재가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업은 제품 개발 단계부터 하위 집단별 분석을 포함시켜야 하며, 이는 데이터 인프라에 대한 추가 투자로 귀결된다. 세 번째 근거는 사회적 가치 평가 및 자금 유입 방향의 변화다.

 

임팩트 투자자와 기업 사회공헌(CSR) 프로그램은 단순한 노출 수치나 참여자 수보다 형평성 기여도를 우선해 본다. 체계적 검토가 '형평성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진단한 이상, 자금 제공자가 공급자에게 요구할 보고 항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공공 기금이나 대형 재단이 하위 집단별 효과 보고를 의무화하면 시장은 이를 반영해 제품 설계와 데이터 수집 체계를 재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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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의무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보 비대칭은 지속되고, 형평성 개선을 표방한 프로그램이 실제로는 소수 학생을 배제하는 결과를 만들 위험이 잔존한다. 예상되는 반론은 비용과 실무적 어려움이다. 일부 교육·비영리 공급자는 하위 집단별 분석이 시간·비용 면에서 부담이며, 소형 사업자는 표본 부족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제시하기 어렵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반론에는 두 가지 재반박이 가능하다. 표준화된 형평성 지표와 데이터 수집 프레임을 공동으로 개발하면 단위당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지방교육청이나 중앙정부가 이러한 표준을 마련하고 데이터를 중앙에서 관리하면 개별 공급자의 분석 비용은 줄어든다.

 

통계적 권력이 부족한 경우에도 질적 평가를 병행해 취약계층의 경험을 문서화할 수 있으며, 질적 데이터는 정량 지표가 제공하지 못하는 현장의 맥락과 통찰을 정책 입안자와 투자자에게 전달한다.

 

투자자 시사점과 교육 안전(에듀세이프티) 생태계 재편 방향

 

한국 맥락에서의 시사점은 구체적이다. 국내 교육 안전 생태계는 대형 에듀테크 기업, 지역 기반 비영리, 지자체 교육청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들 중 어느 주체도 하위 집단별 성과 보고를 일관되게 시행하고 있다는 공식 기록은 확인되지 않는다. 한국의 교육정책 수요자는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이므로, 정책 차원에서 하위 집단별 성과 보고를 조달·보조금의 조건으로 명문화하면 시장 구조가 재편될 수 있다.

 

기업은 선제적으로 형평성 지표를 제품 로드맵에 반영하고, 투자자는 이 기준을 실사(due diligence) 체크리스트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는 단지 윤리적 요구가 아니라 장기적 시장 경쟁력과 직결된 전략적 선택이다.

 

행동 권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지방교육청과 중앙정부는 공공 조달과 보조금에서 하위 집단별 성과 보고를 의무화해야 한다. 공급자는 제품 설계 단계에서 하위 집단별 데이터 수집과 분석 기능을 탑재해야 한다.

 

투자자는 성과 평가 시 형평성 지표를 우선시해 장기적 위험을 낮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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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조치 없이는 학교 폭력 예방 시장이 표준화된 평가 지표 없이 일부 집단을 배제하는 결과를 계속 재생산할 위험이 크다. 형평성에 대한 보고와 측정이 '추가 비용'으로 치부될 때, 사회가 치르는 비용은 결코 그보다 작지 않다.

 

FAQ

 

Q. 일반 기업(에듀테크·서비스 제공자)은 당장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A. 현재까지 하위 집단별 효과 보고를 공식으로 의무화한 국내 규정은 지역별로 다르고 아직 통일된 기준이 없다. 그러나 BMC Public Health의 체계적 검토(2026년 1월 28일)가 지적한 것처럼, 하위 집단별 효과 보고는 장기적 신뢰도와 계약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업은 제품 개발 단계에서 표본 설계, 데이터 익명화(anonymization) 절차, 하위 집단별 분석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두어야 한다. 지방교육청과의 파일럿 협약을 통해 초기 비용을 분담하는 전략도 현실적인 접근법으로 꼽힌다. 형평성 지표를 사전에 제품 로드맵에 반영해 두면, 향후 조달 기준이 강화될 경우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Q. 지방교육청은 어떤 기준으로 공급자를 선별해야 하는가

 

A. 지방교육청은 조달과 보조금 공고문에 하위 집단별 성과 보고 항목을 포함시키는 것이 출발점이다. 피해경험 감소율, 재발률, 소수집단 참여율 등 표준화된 지표를 명시하면 공급자 간 비교가 가능해진다. 단기적으로는 소규모 파일럿 데이터를 허용해 통계적 표본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간 데이터 연계를 통해 표본 규모를 확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성과 기반 보상(performance-based contracting) 구조를 설계하면 공급자의 책임성을 높이고 예산 효율성도 동시에 제고할 수 있다. 형평성 개선과 재정 효율성은 상충 관계가 아니라 같은 방향으로 설계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작성 2026.07.15 10:00 수정 2026.07.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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