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저가 파상공세, K-가전의 돌파구는 어디인가”

“‘프리미엄의 함정’에 빠진 K-가전, 소비자 눈높이는 이미 바뀌었다”

“중국산, 더 이상 싸구려 아니다… 기술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가성비 혁명’”

“위기 속 기회… K-가전의 생존 전략은 ‘친환경+AI+로컬라이징’”

한때 ‘프리미엄의 대명사’로 불리던 K-가전이 세계 시장에서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해온 한국의 가전 산업은 고급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했지만, 최근 중국 기업들이 저가 공세와 기술 경쟁력으로 시장을 잠식하면서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사진: 챗gpt 이미지]

가격, 품질, 디자인을 동시에 앞세운 중국산 가전의 공세는 단순한 ‘저가 경쟁’을 넘어 ‘시장 재편’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 수원대학교 이택호 교수(경영학전공)은 “중국의 저가 공세는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전략이 아니라, 공급망 효율화와 현지 맞춤형 제품 전략을 결합한 ‘지능형 전쟁’이다”라며 “K-가전이 기술력만으로 버티던 시대는 끝났다”고 진단했다.


 

한국 가전기업들은 수년간 프리미엄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를 시도해왔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냉장고, LG전자의 ‘오브제컬렉션’ 등은 고급 소재와 세련된 디자인으로 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최근 소비 트렌드는 ‘합리적 소비’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속에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브랜드만으로 구매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특히 유럽과 동남아 시장에서는 고가 제품 대신,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중저가 모델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이택호 교수는 “한국 기업들이 여전히 ‘브랜드 프리미엄’에 기대고 있지만, 글로벌 소비자의 기준은 기능과 효율성으로 이동하고 있다”“소비자의 ‘가치 인식’이 바뀌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가전의 약진은 가격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이얼(Haier), 샤오미(Xiaomi), TCL 등 주요 기업들은 기술력과 품질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가성비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샤오미는 AIoT 기반의 스마트홈 제품을 중심으로 ‘스마트 생태계’를 구축하며, 단순 가전이 아닌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이얼은 유럽과 중남미 시장에 맞는 디자인과 기능을 현지화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였고, TCL은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LG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택호 교수는 이에 대해 “중국 기업들은 ‘카피’에서 ‘창조’로 전환한 상태다. 이들은 유통망, 공급망, 가격정책, 제품기획을 전부 데이터 기반으로 통합해 운영한다”“한국 기업이 기존의 느린 의사결정 구조를 유지한다면, 시장 적응력에서 더 뒤처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기 속에서도 K-가전은 여전히 강점을 가지고 있다. 기술력과 품질 신뢰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스마트홈 생태계나 디자인 경쟁력에서도 일정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택호 교수는 “지금 필요한 것은 ‘차별화된 혁신’이 아니라 ‘현지화된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제품을 만드는 기술보다, 소비자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기술이 중요하다”“한국 가전은 AI를 접목한 사용자 맞춤형 기능, 친환경 에너지 절감 기술, 현지 문화와 환경에 맞는 로컬 제품 전략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LG전자는 ‘리사이클 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라인업을 확장 중이며,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 플랫폼을 통해 가전 간 연동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가전 산업의 다음 경쟁력은 기술의 깊이보다, 사용자의 삶을 얼마나 공감하고 현지화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중국의 저가 공세는 더 이상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니다. 공급망 효율화, 기술 융합, 데이터 기반 제품 설계가 결합된 ‘전략적 파상공세’다.
한국 가전 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이라는 고정 관념을 깨고, AI·친환경·현지화를 중심으로 소비자 맞춤형 혁신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수원대학교 이택호 교수는 “위기는 곧 혁신의 신호”라며 “K-가전이 과거의 성공공식을 버리고 새로운 시장 논리에 적응한다면, 다시 세계 시장의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형근 정기자 기자 koiics@naver.com
작성 2025.10.06 06:34 수정 2025.10.06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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