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권의 경제 이야기] 확장 재정의 새로운 지평...씨앗을 심어 성장과 복지 두마리 토끼를 잡다

미래 투자를 위한 과감한 재정 확장, 이재명 정부의 2026년 예산 전략

성장 엔진과 복지 기반 마련, 재정 건전성 논란 속 정책 방향은?

국가 부채 증가세 속, 지속 가능한 재정 운용을 위한 과제

미래를 위한 재정 혁신과 그 과제

이재명 행정부가 2026년도 국가 예산을 728조 원 규모로 편성했습니다. 이는 전년도 본예산 대비 약 55조 원(8.1%) 증액된 역대 최대 수준의 증액 규모입니다. 정부는 이와 같은 과감한 재정 확대를 통해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복지 비전인 '기본사회' 구축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급증하는 국가 부채에 대한 깊은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8월 29일 국무회의를 개최하여 '2026년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습니다. 내년 총지출은 전년 대비 54조 7천억 원 증가한 728조 원으로 확정되었습니다. 이 지출 증가 폭은 2022년 문재인 정부 당시 증가액(49조 7천억 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수준이며, 본예산 기준으로 총지출이 700조 원을 돌파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진 출처: 국가예산 규모, 기획재정부 제공]

총수입은 전년 대비 22조 6천억 원(3.5%) 증가한 674조 2천억 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이는 국세 수입을 7조 8천억 원(2.0%) 더 확보하고, 기금 등 세외 수입을 14조 8천억 원(5.5%) 늘린 결과입니다.

 

정부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국가의 잠재 성장 능력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비효율적이거나 성과가 낮은 약 1,300여 개의 사업을 폐지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 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정부 지출이 수입을 큰 폭으로 초과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2029년까지 4%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내년에는 차환 발행 등을 제외한 국채 순발행 규모가 11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가 채무(본예산 기준)는 올해 말 1,273조 3천억 원에서 내년 말 1,415조 2천억 원으로 약 141조 8천억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5%포인트 상승한 51.6%로 사상 처음으로 50%대에 진입하게 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예산안이 의결된 국무회의에서 "신기술 주도의 산업 경제 혁신과 수출 중심 경제 구조 개선이라는 두 가지 핵심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정부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미래를 위한 씨앗이 부족하다 하여 밭을 방치하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확장 재정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번 728조 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은 확장을 통해 성장과 복지의 긍정적 순환을 이루고자 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철학이 깊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총지출 증가액(55조 원)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증가율(8.1%)은 2022년 문재인 정부 예산안(8.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이는 지난 3년간 점진적으로 긴축 재정으로 전환되던 정책 기조가 '확장 재정'으로 급격히 선회했음을 시사합니다.

 

정부는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에 국가 경쟁력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 예산을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제 성장 속도보다 국가 채무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면, 국가 신용 등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첨단 기술 육성을 위한 재정 투자 강화

8월 2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6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가장 큰 폭으로 증액된 분야는 연구개발(R&D) 부문입니다. 올해보다 19.3% 증가한 35조 3천억 원으로 편성되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AI 기반의 분산형 전력망 구축과 에너지 전환 관련 예산을 포함한 산업·에너지 분야 예산 또한 14.7% 증가한 32조 3천억 원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일반 행정 예산(121조 1천억 원)도 9.4% 증가했는데, 이는 정책 금융 지원을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출자 등에 1조 9천억 원을 배정한 결과입니다. 정부는 이와 같은 첨단 산업 지원이 잠재 성장률을 높여 궁극적으로 세입 기반을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설명합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산안 편성의 취지에 대해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하여 성장률을 견인하고, 세입 환경이 개선되면 다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가 부채 증가 속도에 대한 우려

정부 안팎에서는 "국가 채무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총지출(예산)은 2025년 673조 3천억 원(본예산 기준)에서 2029년에는 834조 7천억 원으로 161조 4천억 원(2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 출처: 국가 채무 GDP대비 비율,재정적자 비율, 기획재정부]

같은 기간 재정 수입은 119조 5천억 원(18.3%) 증가에 그칠 전망입니다. 즉, 총지출이 연평균 5.5% 상승하는 동안 재정 수입은 연평균 4.3% 증가하는 데 그쳐, 정부 예상대로라면 매년 54조 원에서 69조 원 규모의 재정 적자가 불가피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재정 수입 예측치 또한 불확실하다고 지적합니다.

 

국제 신용평가사의 경고와 재정 건전성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2026년부터 2029년까지 4.0~4.4%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재정 준칙 목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국가 채무는 올해 말 1,301조 9천억 원에서 2029년 말에는 1,788조 9천억 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연평균 약 125조 원씩 증가하는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또한 49.1%에서 58%로 상승할 전망입니다.

 

그동안 한국의 재정 건전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던 해외 기관들의 시각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 5월과 올해 2월, 무디스와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정부 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신용 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는 윤석열 정부의 긴축 재정 기조가 유지되던 시점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확장 재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세입 확충과 의무 지출 구조조정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해관계자들의 반발 등을 우려하여 증세나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예산안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 원의 지출 구조조정이 단행되었다고는 하지만, 의무 지출 구조조정은 2조 원에 불과했고, 재량 지출 구조조정이 25조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그동안 구조조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었던 교육교부금(72조 원)과 지방교부세(69조 원)는 물론, 실업급여와 기초연금 등 주요 의무 지출 항목에는 거의 손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성 2025.08.30 07:16 수정 2025.08.3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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