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 전기버스 시대, 중국산 공세에 흔들리는 국산 브랜드

전기버스 보급률 급등, 가격경쟁력 앞세운 중국산 버스 대거 진입

“싸고 많이 판다”… 국산 브랜드는 기술력에도 가격 앞에 고전 중

K전기버스 살리기 위한 정부·지자체 대책 시급

친환경 대중교통 수단으로 떠오른 전기버스의 국내 보급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 기준 4.3%에 불과했던 전기버스 운행 비율은, 불과 3년 만에 지난해 21.4%까지 치솟았다. 

 

탄소중립 정책과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 기조가 맞물리며, 지방자치단체와 운송업체들이 적극적인 전기버스 도입에 나선 결과다. 그러나 빠른 전환 속도 이면에는 중국산 전기버스의 시장 장악이라는 민감한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국내 제조사들의 기술력이 부족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력'이라는 현실적인 요인 앞에 국산 브랜드의 입지가 점차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 출처: 하역 중인 중국 전기자동차의 모습, 챗gpt 생성]

중국산 전기버스는 국산 모델 대비 평균 20~3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대당 3억 원 이상에 달하는 전기버스를 대량으로 도입해야 하는 운송업체 입장에서는, 경제성이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요인이다. 게다가 상용차 특성상 디자인이나 브랜드보다는 유지비용과 수익성이 절대적으로 우선시된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중국산 버스들은 단가를 앞세워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주요 광역시의 노선까지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특히 일부 모델은 배터리 용량, 주행거리 등 주요 사양도 국산 모델과 큰 차이가 없어 가격 대비 성능(PQ)에서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다.


 

국산 전기버스 제조사들은 오랜 기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기술 경쟁력을 키워왔다. 일부 모델은 배터리 안전성, 충전 효율, 운전 편의성 등에서 세계적 수준의 성능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비싸다”는 이미지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실제로 전기버스의 구매는 대부분 공공 예산으로 이뤄지는 지자체나 민간 버스업체의 대량 구매 방식이기에, 단가 차이가 수십 대 이상 누적되면 억 단위의 예산 절감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담당자들은 “기술이 좋다 해도 예산에 맞춰야 한다”국산 모델 구매를 꺼리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결국 기술력만으로는 가격 장벽을 넘지 못하고, 시장점유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중국산 전기버스의 급격한 보급 확대에 따른 부작용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문제는 부품 수급과 사후관리(A/S) 체계 미비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중국산 버스를 운영하면서 부품 수급이 늦어져 장기간 운행 중단 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히며, 안정적인 유지보수 체계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배터리 고장이나 전자제어 시스템 결함이 발생할 경우 제조사 본사 대응까지 시일이 오래 걸리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지자체는 “초기 도입 비용이 낮다 해도 장기 운용 비용을 고려하면 국산 모델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는 판단을 다시금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인 배터리 및 전기차 기술 강국이다. 그럼에도 자국 내 대중교통 시장에서조차 국산 전기버스가 외산 저가 제품에 밀리고 있는 현실은 아이러니하다. 전기버스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인프라이며, 수많은 일자리와 기술의 집약체다. 

 

정부와 지자체는 단순 가격 비교를 넘어, 국산 브랜드의 기술력을 보호하고 육성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친환경’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값싼 외산에 시장을 내주는 일이 반복된다면 우리 산업 전반의 경쟁력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박형근 정기자 기자 koiics@naver.com
작성 2025.08.27 21:05 수정 2025.08.2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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