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의 벽을 넘다”… 아시아·유럽 연대, 노인 차별에 ‘멈춤’을 외치다

5차 아셈 노인인권 포럼, 연령주의 극복 위한 국제 협력 방안 논의

UN·WHO도 ‘글로벌 위협’ 규정한 노인 연령차별… 정책과 사회 인식 전환 촉구

세대 통합·정책 개혁·국제 연대 통해 연령 포용적 사회 실현 모색

 

고령화가 전 지구적 과제로 부상한 오늘날,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는 국제 포럼이 서울에서 열렸다.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AGAC)는 8월 20일, ‘제5차 아셈 노인인권: 현실과 대안’ 포럼을 개최하며 연령주의(Ageism)의 실태를 조명하고 아시아와 유럽 각국이 연대해 이를 극복할 실천 전략을 모색했다.

이날 행사는 국가인권위원회와 주한유럽연합대표부와 공동으로 주최됐으며, ‘연령주의를 조명하다: 문화적 현실, 구조적 장벽, 그리고 변화의 길’을 주제로 국내외 전문가, 시민사회, 정책 담당자 등 7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포럼의 문을 연 이혜경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 원장은 “연령주의는 노인의 삶을 침묵 속에서 무시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폭력”이라며 “이번 포럼은 그 조용한 부당함을 드러내고 공론화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엔 노인인권 독립전문가 클라우디아 말러는 기조연설에서 “팬데믹, 기후 위기, 강제 이주 등으로 노인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노인은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지역사회의 리더, 지식 전수자, 돌봄 제공자로서 권리 기반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출처: AGAC(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

 

문화적 다양성과 연령주의: 다른 양상, 같은 문제

세션 1에서는 각국의 역사와 제도가 연령차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호주의 말린느 크라소비츠키 이사는 “서구 중심의 기준으로는 각국의 연령주의를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며, 지역 맥락을 반영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폴란드 야기엘로니안대학의 욜란타 교수는 복지체제와 노동구조의 경직성이 유럽 내 연령차별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고, 충남대 김주현 교수는 한국 사회의 가족 구조 변화와 산업화가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구조적 연령주의와 제도적 개선 방향

세션 2에서는 보건과 고용 등 주요 분야에서 나타나는 제도적 차별에 집중했다. WHO의 알라나 오피서는 “연령주의는 모든 연령에서 나타나는 차별로, 건강·경제·사회에 광범위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WHO Ageism Scale 활용과 세대 간 소통 강화를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푸트라대학 텡쿠 아이잔 교수는 동남아 지역의 제도적 공백을 지적하며, “노인을 생산적 구성원으로 재정의하고, 반차별 정책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이수영 교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에서 임금체계 개편과 직업훈련 확대 등 실질적인 고용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실천 전략: ‘나이듦’이 존중받는 사회로

세션 3에서는 연령주의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제시됐다. 유럽사회복지정책연구센터의 카이 라이셰링 원장은 세대 간 교류, 성별 격차 해소, 무급 돌봄노동 인정 등을 포함한 ‘Ageing 4.0’ 모델을 제안했다.

인도네시아 인권위원회의 앗니끄 노바 위원은 “연령차별 금지법 부재, 복지 제도의 권리 기반 부족이 아시아의 큰 문제”라며, 강제성 있는 법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ASEAN 고령화 혁신센터의 솜삭 악실 대표는 “고령화 속도에 비해 법·서비스 대응이 뒤처진 아시아 국가들이 많다”며, 디지털 자가관리 플랫폼, 고령친화 스마트시티 조성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대응 전략을 소개했다.

 

요약 및 기대효과:

이번 포럼은 아시아와 유럽의 다양한 연령주의 양상을 비교·분석하고, 공동의 대응 전략을 모색한 자리였다. ‘연령주의’라는 다소 익숙하지 않은 개념을 현실 문제로 끌어내고,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크다.

특히 Ageing 4.0, WHO 연령주의 측정 도구, ASEAN 연대모델 등 실효성 높은 사례들이 소개되며, 국내외 정책 수립에 실질적 참고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결론:

고령화 시대, 나이 듦은 소외의 이유가 될 수 없다. 포럼은 노인을 단지 보호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 존엄과 권리를 지닌 공동체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촉구했다. 앞으로도 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는 국제 연대와 실천적 정책 개발을 통해 연령주의 극복에 앞장설 예정이다.

 

 

작성 2025.08.20 21:13 수정 2025.08.2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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